블로그/글

불안하고- 마치 자기계발서라도 읽어야 할 것처럼- 부족함을, 알았다는 것밖에는- 이 회고에 쓸 말이 없어 안타깝다. 자유의 무게와-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갈 사람들의 존재와- 세기를 넘어 사회 구조를 변혁해 온 거대한 담론, 그리고 프랙탈처럼 뻗는 우주의 거대함을 알게 되었지만, 돌아온 것은 더 과잉된 자의식뿐이라 허무하다. 방구석에 앉아 골똘히 생각한 들 얻어질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잘 알지만, 지금은 경험은커녕 산책을 나서지도 않는다. 결국 얻은 것은 깨질 듯이 복잡한 머리와 얕아진 철학, 나빠진 시력, 그리고 막막한 현실, 사랑뿐이었다. 1. 역량이 부족한 창업가 고도로 성장한 창업가는 철학자와 구별할 수 없다. 창업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시장이나..
교수님과 면담하던 중이었다. “저는 코딩, 영상, 디자인, 기획 다 어느 정도 해요. 이것들로 돈도 벌고요.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넷 중에 하나만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싶진 않아서요.”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교수님은 하고 싶은 걸 다 해보신 분이었다. 그런데도, 자기는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나에게 왜 열심히 사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하셨다. 작년에 작성한 2021년 회고를 전날 읽어간 덕택에, 제법 유창하게 답할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 겉보기에 세상은 적당히 풍요로워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중엔 소외되거나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 사람도 있어요. (중략…) 그들을 위한 변화를 만들고 싶어요.” 면담이 끝날 무..
2021년 회고를 이제서야 올리는 이유는 3달에 걸친 글쓰기가 이제야 끝나서 그렇다. 하필이면 12월과 1월이 매우 바빴고, 하려는 말이 구체적이고 난해해서 가닥을 잡는 데에만 한 달이 걸렸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로 해서 관련 시스템을 손보기도 했다. 21년의 토픽을 크게 정리해보자면 창업과 대학인 것 같다. 공부와 활동만 하던 고등학생과는 다르게,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환경은 미래와 방향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하고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더이상 수과학 같은 불필요한 것들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가 정말 좋았다. 반면 도전에 뒤따르는 책임도 통감하면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한 해가 되었다. 그런 경험은 창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낱 ..
ghyeo.ng
'블로그/글' 카테고리의 글 목록